
창업 상담을 하다 보면 거의 모든 분이 손익분기점 계산보다 매출 예상부터 묻습니다. “이 자리면 한 달에 얼마 정도 팔 수 있을까요?” 저는 순서를 거꾸로 바꿔서 되묻습니다. “이 가게가 문을 닫지 않으려면 한 달에 최소 얼마를 팔아야 하는지 계산해 보셨습니까?”
이 질문에 바로 숫자로 답하는 분은 드뭅니다. 그런데 이 숫자, 즉 손익분기점을 모른 채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부터 창업은 운에 맡겨집니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약 97.6만 개 사업자가 폐업했고, 그 전해인 2024년에는 폐업 신고가 100만 8천 건을 넘어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2024년 폐업자의 절반 이상(50.2%)이 사유로 ‘사업 부진’을 들었습니다. 장사가 안 돼서 문을 닫았다는 뜻인데, 제가 현장에서 본 바로는 그중 상당수가 ‘처음부터 도달하기 어려운 손익분기점’을 안고 출발한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재 「거꾸로 계산하는 창업」은 매출 예상이 아니라 버텨야 할 숫자부터 계산합니다. 첫 편은 모든 계산의 출발점인 손익분기점입니다. 공식은 한 줄이지만, 실제로 쓰려면 사람들이 흔히 빠뜨리는 두 가지를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예시 가게 하나를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계산해 보겠습니다.

1단계. 비용을 두 바구니로 나눈다
손익분기점 계산의 첫 작업은 가게에서 나가는 모든 돈을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누는 일입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오늘 손님이 한 명도 안 와도 나가는 돈인가?”라고 물어보면 됩니다. 월세, 관리비, 직원 월급, 대출 이자, 각종 보험료는 손님이 없어도 나갑니다. 이것이 고정비입니다. 반대로 식재료비, 포장재, 카드 수수료처럼 팔 때마다 따라붙는 돈은 변동비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놓치는 항목이 인테리어와 설비의 감가상각입니다. 창업할 때 한 번에 낸 돈이라 매달 나가는 비용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5년 뒤 그 인테리어는 가치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6천만 원을 들였다면 5년(60개월) 동안 매달 100만 원씩 까먹고 있는 셈입니다. 이 돈을 고정비에 넣지 않으면 가게가 버는 것처럼 보이다가, 재투자할 시점에 돈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2단계. 예시 가게의 숫자를 적는다
설명을 위해 수도권 주택가 이면도로의 15평, 20석 규모 식사 위주 식당을 가정하겠습니다. 아래 숫자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치이며, 실제 창업 시에는 반드시 본인 가게의 견적과 계약 조건으로 바꿔 넣어야 합니다. 모든 금액은 부가세를 뺀 금액입니다.
| 구분 | 항목 | 월 금액(가정) |
|---|---|---|
| 고정비 | 월세 | 200만 원 |
| 고정비 | 관리비 | 30만 원 |
| 고정비 | 직원 1명 인건비(4대 보험 포함) | 280만 원 |
| 고정비 | 전기·가스·수도 | 60만 원 |
| 고정비 | 세무 기장·보험·통신·POS 등 | 30만 원 |
| 고정비 | 대출 이자(5천만 원, 연 5%) | 21만 원 |
| 고정비 | 인테리어·설비 감가상각(6천만 원 ÷ 60개월) | 100만 원 |
| 고정비 합계 | 721만 원 | |
| 변동비 | 식재료비 | 매출의 35% |
| 변동비 | 포장·소모품 | 매출의 3% |
| 변동비 | 카드 수수료 | 매출의 약 1.5% |
| 변동비율 합계 | 39.5% | |
3단계. 공헌이익률을 구한다
매출 1만 원이 들어오면 그중 3,950원은 식재료와 포장, 수수료로 곧바로 빠져나갑니다. 남는 6,050원이 고정비를 갚는 데 쓰이는 돈입니다. 이 비율을 공헌이익률이라고 부릅니다. 이 가게의 공헌이익률은 100% − 39.5% = 60.5%입니다. 매출이 아무리 커 보여도 실제로 가게를 지탱하는 힘은 이 60.5%에서 나옵니다.
4단계. 손익분기 매출을 계산한다
공식은 다음 한 줄입니다.
손익분기 매출 = 월 고정비 ÷ 공헌이익률
721만 원 ÷ 0.605 ≈ 월 1,192만 원
한 달에 1,192만 원을 팔면 이 가게는 적자도 흑자도 아닌 0원이 됩니다. 대부분의 창업 안내 글은 여기서 끝납니다. 하지만 이 숫자를 목표로 삼으면 곤란합니다. 아직 두 가지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5단계. 사람들이 빠뜨리는 두 가지를 더한다
첫째, 사장 본인의 인건비
위 계산에서 0원이 된다는 것은 사장이 하루 12시간을 일하고도 가져가는 돈이 0원이라는 뜻입니다. 창업자 대부분은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남는 돈이 내 월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계산하면 가게가 사장의 노동을 공짜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 가려집니다. 사장이 월 300만 원은 가져가야 생활이 된다면 그 300만 원도 고정비입니다.
(721만 원 + 300만 원) ÷ 0.605 ≈ 월 1,688만 원. 목표 매출이 단번에 500만 원가량 올라갑니다.
둘째, 부가가치세
손님이 카드로 결제한 금액에는 부가세 10%가 들어 있습니다. 그 돈은 가게 돈이 아니라 나중에 나라에 낼 돈입니다. 위의 1,688만 원은 부가세를 뺀 금액이므로, 실제 POS에 찍혀야 하는 결제액은 1,688만 원 × 1.1 ≈ 월 1,857만 원입니다. POS 화면의 숫자만 보고 “손익분기는 넘었다”고 안심하다가 부가세 신고 때 현금이 부족해지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간이과세자는 계산 방식이 다르므로 세무 대리인과 따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6단계. 매출을 ‘하루 손님 수’로 바꾸고, 가게가 그 손님을 받을 수 있는지 검증한다
월 매출 목표는 추상적입니다. 매일 아침 확인할 수 있는 숫자로 바꿔야 합니다. 한 달 26일 영업, 1인 평균 결제액(객단가) 1만 원이라면 계산은 이렇습니다.
1,857만 원 ÷ 26일 ≈ 하루 71.4만 원 → 객단가 1만 원 기준 하루 72명
이제 ‘거꾸로 계산’의 핵심 단계입니다. 이 72명을 가게가 물리적으로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20석 매장이 점심에 1.5회전, 저녁에 1.5회전을 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60명입니다. 계산상 필요한 손님보다 12명이 모자랍니다. 이 경우 선택지는 세 가지뿐입니다. 포장·배달로 좌석 밖의 매출을 만들거나, 객단가를 올리거나, 애초에 고정비가 낮은 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이 확인을 계약 전에 하면 선택지가 셋이지만, 계약 후에 하면 선택지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어떤 숫자가 가장 크게 움직이는가
창업 준비 중인 분들은 보통 월세 협상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그런데 같은 예시 가게에서 조건을 하나씩만 바꿔 보면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하루 필요 손님 수, 부가세 포함 결제액 기준)
| 바꾼 조건 | 하루 필요 손님 | 기준 대비 |
|---|---|---|
| 기준 (위 예시 그대로) | 72명 | — |
| 인테리어 비용 2천만 원 증가 | 74명 | +2명 |
| 월세 50만 원 인상 | 75명 | +3명 |
| 식재료 원가율 35% → 40% | 78명 | +6명 |
| 객단가 1만 원 → 1만 2천 원 | 60명 | −12명 |
| 직원 1명 추가 (월 280만 원) | 91명 | +19명 |
월세 50만 원을 깎는 것보다 원가율 5%포인트를 지키는 것이 두 배 중요하고, 객단가 2천 원을 올리는 설계는 월세·인테리어·원가율 변화를 모두 합친 것보다 효과가 큽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월세 10만 원을 놓고 몇 주를 쓰는 대신, 메뉴 구성과 세트 설계에 그 시간을 쓰는 편이 대개 더 많은 돈을 남깁니다.
그런데 표에서 가장 큰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직원 한 명입니다. 직원 한 명이 더 필요해지는 순간, 하루에 받아야 할 손님은 72명에서 91명으로 19명이 늘어납니다. 20석 매장이 하루 60명을 받기도 빠듯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원 계산 하나가 틀리는 것만으로 가게의 구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물론 이 비율은 가게마다 다르므로, 본인 숫자로 한 줄씩 바꿔 넣어 보는 것 자체가 가장 좋은 공부입니다.
현장에서 본 사례: 고깃집 창업자가 놓친 두 개의 인건비
예전에 고깃집 창업을 상담했던 분의 이야기입니다. 이분은 입지와 메뉴, 인테리어는 꼼꼼하게 준비하셨지만 인건비 계산에서 두 가지를 잘못 잡으셨습니다. 하나는 사장 본인의 인건비를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게를 돌리는 데 필요한 직원 수를 실제보다 적게 잡은 것입니다.
고깃집은 불판 교체와 반찬 리필, 테이블 정리가 손님 한 팀마다 반복되는 업종이라, 서류로 계산한 인원보다 실제로 필요한 손이 많아지기 쉽습니다. 이분도 문을 연 뒤에야 계획한 인원으로는 가게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직원을 더 뽑으면서 인건비가 계획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여기에 처음부터 빠져 있던 사장 본인의 몫까지 생각하면, 매출이 나오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버티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위의 표가 보여 주듯, 직원 한 명의 착오는 월세나 인테리어보다 훨씬 크게 손익분기점을 밀어냅니다. 그래서 저는 계약 전에 두 가지를 반드시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첫째, 사장 인건비를 고정비에 넣었는가. 둘째, 평균이 아니라 가장 바쁜 시간대를 기준으로 필요한 인원을 셌는가. 이 두 질문에 답하지 못한 상태라면,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때가 아닙니다.
직접 채워 보는 1페이지 손익분기 시트
아래 표를 그대로 옮겨 본인 가게의 숫자를 채워 보십시오. 빈칸이 하나라도 채워지지 않는다면, 그 항목이 바로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할 숙제입니다.
| ① 월 고정비 합계 (감가상각 포함) | __________ 원 |
| ② 사장 목표 월 소득 | __________ 원 |
| ③ 변동비율 (식재료 + 포장 + 수수료 + 배달비 등) | __________ % |
| ④ 공헌이익률 = 100% − ③ | __________ % |
| ⑤ 목표 매출 = (① + ②) ÷ ④ | __________ 원 |
| ⑥ 부가세 포함 결제 목표 = ⑤ × 1.1 | __________ 원 |
| ⑦ 하루 필요 손님 = ⑥ ÷ 영업일수 ÷ 객단가 | __________ 명 |
| ⑧ 좌석 × 회전수로 받을 수 있는 하루 최대 손님 | __________ 명 |
| ⑨ 판정: ⑦이 ⑧보다 크다면? | 포장·객단가·입지 중 무엇으로 메울지 결정 |
자주 받는 질문
배달 매출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나요? 방식은 같지만 변동비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 포장재가 더해지면 같은 1만 원 매출이라도 공헌이익률이 크게 낮아집니다. 홀 매출과 배달 매출은 반드시 따로 계산해서 합쳐야 하며, 이 부분은 연재 4편에서 따로 다룹니다.
감가상각 기간은 꼭 5년으로 잡아야 하나요?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임대차 계약 기간보다 길게 잡으면 안 됩니다. 계약이 3년이고 연장이 불확실하다면, 인테리어 비용은 3년 안에 회수해야 하는 돈으로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 편 예고
손익분기점 계산에서 한 가지 항목을 일부러 뺐습니다. 바로 권리금입니다. 권리금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자산일까요, 아니면 사라지는 비용일까요? 2편에서는 권리금을 몇 달 안에 회수해야 하는지 거꾸로 계산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거꾸로 계산하는 창업」 연재 순서
1편 손익분기점 · 2편 권리금 · 3편 사장 인건비 · 4편 배달 매출의 실제 이익 · 5편 인테리어 회수 기간 · 6편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 읽는 법 · 7편 상권의 구매 전환 · 8편 재고와 로스율 · 9편 창업 대출 상환 · 10편 폐업 비용 · 11편 1페이지 손익표 종합
참고 자료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폐업자 통계 — tasis.nts.go.kr
중소벤처기업부 폐업 사업자 현황 및 실태 통계 분석 발표(2026년 6월 30일) — 뉴시스 보도
본문의 금액과 비율은 계산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가정치입니다. 실제 손익은 입지, 임대 조건, 업종, 세무 유형, 운영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계약 전 본인 조건으로 다시 계산하고 필요하면 세무 전문가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강홍구 · 인버스비즈니스전략소 소장. 25년간 여러 업종의 경영지원·사업기획 컨설팅을 해 왔고, 지금은 예비 창업자와 중소사업자를 위한 1페이지 전략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본인 가게 숫자로 계산이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십시오. 다음 편에서 함께 다루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