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은 자산일까 비용일까

권리금 3천만 원, 자산일까 비용일까|권리금 회수기간 거꾸로 계산하는 법

지난 1편 손익분기점 편에서 일부러 뺀 항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권리금입니다. 권리금 계산은 창업 비용 중 가장 크게 흔들리는 숫자인데, 정작 많은 분이 “나중에 다음 사람한테 받으면 되니까”라는 말 한마디로 넘어갑니다.

저는 이 말을 거꾸로 뒤집어 봅니다. 권리금은 다음 사람에게 받을 수 있을 때만 자산이고, 받지 못하면 그냥 사라지는 비용입니다. 문제는 계약하는 날에는 그 둘 중 어느 쪽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권리금을 두 번 계산합니다. 한 번은 “이 돈이 몇 개월치 이익인가”, 또 한 번은 “이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면 가게는 얼마를 더 팔아야 하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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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은 자산일까 비용일까

권리금에는 세 가지 얼굴이 있다

계약서에는 권리금이 한 줄의 금액으로 적히지만, 그 안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세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협상도, 회수 가능성도 이 셋을 나눠서 봐야 보입니다.

구분무엇에 대한 값인가나중에 돌려받기 어려워지는 경우
바닥권리금자리 자체의 가치 (유동 인구, 접근성, 상권의 힘)상권이 이동하거나 주변에 대형 경쟁점이 들어설 때
영업권리금기존 가게가 쌓아 온 매출과 단골업종을 바꾸거나, 전 주인이 떠나며 단골이 따라 사라질 때
시설권리금인테리어, 주방 설비, 집기설비가 낡거나, 다음 사람이 업종을 바꿔 철거할 때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영업권리금입니다. 다른 두 가지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영업권리금은 전 주인이 말하는 숫자에 값을 매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계산: 이 권리금은 몇 개월치 이익인가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 하나를 들겠습니다. 아래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정치입니다. 전 주인이 “월 순이익이 500만 원 나오는 가게”라며 권리금 3,000만 원을 요구한다고 해 봅시다. 계산은 간단합니다.

권리금 3,000만 원 ÷ 월 순이익 500만 원 = 6개월치 이익

6개월이면 해볼 만해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1편의 질문을 다시 꺼내야 합니다. 그 500만 원에 사장 본인의 인건비가 빠져 있지는 않은가? 작은 가게의 “순이익”은 대부분 사장이 하루 종일 일한 대가까지 포함된 숫자입니다. 사장 인건비를 1편과 같이 월 300만 원으로 잡아 빼면, 가게가 실제로 남기는 돈은 200만 원입니다.

권리금 3,000만 원 ÷ 실제 이익 200만 원 = 15개월치 이익

같은 가게, 같은 권리금인데 6개월이 15개월로 바뀌었습니다. 영업권리금을 두고 “몇 개월치 이익이면 적정하다”는 기준이 흔히 오가지만, 업종과 상권마다 달라서 그 기준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익을 기준으로 나눴는가입니다. 기준이 되는 이익이 부풀려져 있으면 어떤 비율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 주인이 말하는 매출과 이익은 반드시 서류로 확인해야 합니다. 부가가치세 신고 내역(과세표준증명원), 카드 매출 내역, 매출이 들어오는 통장 거래 내역이 기본입니다. 보여 주기를 꺼리는 숫자라면, 그 숫자는 권리금 계산에서 없는 것으로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두 번째 계산: 돌려받지 못한다면 하루 몇 명을 더 받아야 하나

이제 반대로 가정합니다. 권리금을 나중에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면, 그 돈은 인테리어처럼 일정 기간 안에 가게가 벌어서 메워야 하는 비용이 됩니다. 1편의 예시 가게(월세 200만 원, 20석, 사장 인건비 포함 하루 72명 필요)에 권리금 3,000만 원을 얹고, 몇 년 안에 회수할지에 따라 하루 필요 손님이 어떻게 바뀌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권리금 회수 목표 기간월 비용으로 환산하루 필요 손님1편 기준 대비
권리금 없음 (1편 기준)—72명—
5년 (60개월)50만 원75명+3명
3년 (36개월)약 83만 원78명+6명
2년 (24개월)125만 원81명+9명

(계산 방식은 1편과 같습니다. 고정비에 권리금 월 환산액을 더하고, 공헌이익률 60.5%로 나눈 뒤, 부가세 10%를 더해 26일과 객단가 1만 원으로 나눴습니다.)

1편에서 20석 매장이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손님을 약 60명으로 봤습니다. 권리금 없이도 이미 12명이 모자란 가게에, 2년 회수를 목표로 권리금을 얹으면 모자라는 손님이 21명으로 늘어납니다. 권리금을 “돌려받을 돈”으로만 보면 이 숫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권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계약 전에는 권리금을 사라지는 비용으로 계산하고, 나중에 돌려받으면 그건 보너스로 생각하라. 이 계산으로도 가게가 버틸 수 있다면 좋은 조건이고, 이 계산으로 버티지 못한다면 권리금을 돌려받아야만 살아남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시설권리금은 이중 계산을 조심한다

기존 인테리어와 설비를 그대로 쓰는 조건으로 시설권리금을 낸다면, 1편에서 고정비에 넣었던 인테리어 감가상각이 그만큼 줄어야 합니다. 둘 다 넣으면 비용이 과하게 잡히고, 반대로 “시설을 넘겨받았으니 인테리어 비용은 0″이라고 보는 것도 위험합니다. 넘겨받은 설비가 앞으로 몇 년 더 쓸 수 있는지 확인하고, 남은 수명만큼만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법이 지켜 주는 것과 지켜 주지 않는 것

“요즘은 법으로 권리금을 보호해 주지 않느냐”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맞습니다. 다만 법이 지켜 주는 범위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 따라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에게서 권리금을 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어겨 손해가 생기면 임대인이 배상해야 하는데, 배상액은 신규 임차인이 주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하고, 청구는 임대차가 끝난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법이 보호하는 대상이 권리금 금액이 아니라 회수 기회라는 점입니다. 다음 임차인을 직접 찾아 데려와야 하고, 상권이 식어서 아무도 그 금액을 내려 하지 않는다면 법이 대신 채워 주지 않습니다. 임차인이 월세를 여러 번 연체하는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거나, 건물주가 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쓰지 않는 경우처럼 임대인이 정당하게 거절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법은 안전벨트이지 보험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본 사례: 초역세권 자리에서 사라진 권리금

수도권 전철역 바로 앞, 이른바 초역세권 자리에서 외식업을 시작한 분이 있었습니다. 이분이 그 자리를 고른 이유는 하나, 입지였습니다. 역 출구 앞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이 자리라면 된다”고 판단했고, 전 주인이 말한 매출을 서류로 확인하지 않은 채 요구한 권리금을 그대로 주고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문을 연 뒤에 드러났습니다. 역 앞을 지나는 사람은 분명 많았지만, 그 자리와 이분의 업종은 궁합이 맞지 않았습니다. 전 주인이 말했던 매출은 나오지 않았고, 버티던 가게는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다음 임차인에게 돌려받을 줄 알았던 권리금은 고스란히 사라졌습니다.

이 사례에는 이번 편의 두 가지 계산이 모두 빠져 있습니다. 첫째, 전 주인의 매출을 서류로 확인하지 않았으니 권리금이 몇 개월치 이익인지 따져 볼 기준 자체가 없었습니다. 둘째, 권리금을 사라질 수 있는 비용으로 계산해 보지 않았으니, 매출이 기대에 못 미쳤을 때 버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닥권리금은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자리’에 대한 값이지, ‘내 손님이 많이 오는 자리’에 대한 값이 아닙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실제 손님으로 바뀌는 비율은 업종마다 전혀 다릅니다. 이 부분은 7편 「상권의 구매 전환」에서 따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계약 전 권리금 점검표

① 권리금 총액을 바닥·영업·시설로 나눠 적었는가바닥 ____ / 영업 ____ / 시설 ____
② 전 주인이 말한 월 이익은 서류로 확인했는가부가세 신고·카드 매출·통장 확인 여부
③ 그 이익에서 사장 인건비를 뺐는가실제 이익 ____ 원
④ 권리금 ÷ 실제 이익 = 몇 개월치인가____ 개월
⑤ 돌려받지 못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필요 손님____ 명 (좌석 한계 ____ 명)
⑥ 넘겨받는 설비의 남은 수명과 인테리어 비용 중복 여부확인 / 미확인
⑦ 남은 임대차 기간과 계약 갱신 가능성잔여 ____ 개월
⑧ 이 자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내 업종의 손님인가시간대별 유동 인구와 내 고객층 비교
⑨ 권리금 계약서를 임대차 계약과 별도로 작성했는가작성 / 미작성

자주 받는 질문

권리금이 없는 자리가 무조건 유리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신축 상가나 오래 비어 있던 자리는 권리금이 없는 대신, 그 자리에서 장사가 된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영업권리금은 비싸지만 매출이 검증된 가격이기도 합니다. 권리금이 없는 자리라면 초기 몇 달간 매출이 오르지 않는 기간을 버틸 운영 자금을 더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권리금은 계약서 없이 주고받아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권리금 계약은 임대차 계약과 별개이므로, 금액과 넘겨받는 시설 목록, 영업 조건을 적은 권리금 계약서를 따로 작성해 두어야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근거가 됩니다. 권리금을 주고받을 때는 세금 처리도 따로 필요하므로 세무 대리인과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강홍구admin_4qmg4hwh프로필 편집

다음 편 예고

1편과 2편에서 계속 같은 항목이 걸렸습니다. 바로 사장 인건비입니다. 3편에서는 사장 인건비를 0원으로 계산할 때 생기는 착시와, 내 노동의 값을 얼마로 잡아야 하는지를 거꾸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거꾸로 계산하는 창업」 연재 순서
1편 손익분기점 · 2편 권리금 · 3편 사장 인건비 · 4편 배달 매출의 실제 이익 · 5편 인테리어 회수 기간 · 6편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 읽는 법 · 7편 상권의 구매 전환 · 8편 재고와 로스율 · 9편 창업 대출 상환 · 10편 폐업 비용 · 11편 1페이지 손익표 종합


참고 자료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 — 국가법령정보센터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상가건물 임대차 권리금 — easylaw.go.kr

본문의 금액과 비율은 계산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가정치이며, 법률 내용은 일반적인 안내입니다. 실제 권리금 계약과 분쟁은 개별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계약 전 변호사·공인중개사·세무 전문가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강홍구 · 인버스비즈니스전략소 소장. 25년간 여러 업종의 경영지원·사업기획 컨설팅을 해 왔고, 지금은 예비 창업자와 중소사업자를 위한 1페이지 전략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권리금 계산이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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